부고를 받으면 검정 정장부터 찾게 되지만, 빈소에서 실제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절할 때 드러나는 흰 양말이나 무늬 넥타이 같은 작은 품목입니다. 조문 복장은 검정이나 짙은 무채색 정장, 흰 셔츠, 검정 무지 넥타이, 검정 양말과 검정 구두가 가장 무난합니다. 검정 정장이 없다면 감색(짙은 네이비)이나 짙은 회색 정장도 괜찮다는 것이 한국장례협회의 안내입니다. 색 하나를 맞추는 것보다 화려한 색·무늬·광택·장식을 걷어 내는 쪽이 훨씬 중요하고, 가족이 따로 요청한 복장이나 종교 형식이 있으면 그 요청을 먼저 따릅니다.
아래에서는 품목별 기본 조합, 검정 정장이 없을 때의 대안, 퇴근길에 바꿀 것, 빈소에서 옷이 드러나는 순간, 계절별 차이, 병문안 옷차림 순으로 살펴봅니다.
품목별 기본 조합과 피할 것
조문 복장은 한 벌을 새로 사는 문제가 아니라 가진 옷 가운데 가장 조용한 조합을 찾는 문제입니다. 아래 표에서 왼쪽 열을 가능하면 그대로 따르고, 없을 때는 가운데 열로 내려갑니다. 오른쪽 열은 다른 조합이 아무리 좋아도 그 하나만으로 눈에 띄는 품목입니다.
| 품목 | 가장 무난 | 없을 때 대안 | 피할 것 |
|---|---|---|---|
| 정장·재킷 | 검정 또는 차콜 무지 정장 | 감색·짙은 회색 정장, 어두운 재킷 + 같은 계열 바지 | 밝은 베이지·하늘색, 굵은 체크, 광택 강한 원단 |
| 셔츠 | 흰색 무지 | 옅은 회색 등 무채색 단색 | 굵은 줄무늬, 체크, 진한 색 셔츠 |
| 넥타이 | 검정 무지 | 짙은 남색·차콜 무지 | 밝은 색, 큰 무늬, 광택 강한 실크 |
| 양말 | 검정 | 짙은 남색·차콜 | 흰 양말, 발목 양말, 무늬 양말 |
| 구두 | 검정 가죽 끈 구두 | 광택 없는 짙은 갈색 구두, 검정 무지 스니커즈(급할 때) | 밝은 운동화, 샌들, 슬리퍼 |
| 벨트·소품 | 검정 가죽 벨트, 작은 무늬 없는 가방 | 짙은 갈색 가죽 | 큰 로고 버클, 밝은 색 가방, 넥타이핀·화려한 커프스 |
셔츠는 한국장례협회가 "화려하지 않은 흰색 또는 무채색 계통의 단색"을 권하는 부분이라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대신 흰 셔츠 한 장만 있으면 재킷과 바지 색이 조금 달라도 전체가 차분하게 정리됩니다. 넥타이는 검정 무지가 기준이고, 넥타이핀과 포켓스퀘어는 빼는 편이 맞습니다. 넥타이 폭과 매듭 크기가 칼라와 어울리는지는 넥타이 고르는 법에서 따로 다룹니다.

재킷은 서 있을 때 단추를 채웁니다. 2버튼 재킷이면 윗단추만, 3버튼이면 가운데 단추를 채우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고, 앉을 때는 풀었다가 일어서면서 다시 채웁니다. 단추를 채웠을 때 앞판이 X자로 당긴다면 조문 자리에서는 풀어 두는 쪽이 더 단정해 보입니다.
검정 정장이 없을 때, 가진 옷으로 맞추는 순서
감색이나 짙은 회색 정장이 이미 있다면 조문 때문에 검정 정장을 급히 새로 사지 않기를 권합니다. 셔츠·넥타이·양말만 맞춰도 충분히 예를 갖춘 차림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래 순서로 옷장에서 후보를 좁히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 짙은 정장이 있는지 봅니다. 감색·차콜·짙은 회색 정장은 그대로 입어도 됩니다. 셔츠와 넥타이, 양말만 위 표의 기준으로 맞춥니다. 네이비라면 밝은 쪽보다 짙은 쪽이 낫습니다.
- 정장이 없으면 가장 어두운 재킷과 바지를 짝짓습니다. 차콜 재킷에 짙은 회색이나 네이비 슬랙스처럼 둘 다 어두운 쪽을 고릅니다. 재킷과 바지 색 차이가 크면 상하가 분리돼 보이니, 명도가 비슷한 조합을 찾습니다.
- 바지는 면바지라도 어둡고 주름이 적으면 후보가 됩니다. 짙은 네이비나 차콜 치노에 날이 서 있다면 무리가 없습니다. 청바지, 카고 바지, 밝은 베이지 면바지는 제외합니다.
- 재킷이 아예 없으면 어두운 무지 니트나 카디건으로 대신합니다. 흰 셔츠 위에 검정·차콜 카디건을 입으면 셔츠만 입은 것보다 훨씬 정돈돼 보입니다.

바지 길이도 한 번 봅니다. 빈소에서는 무릎을 꿇고 절하거나 좌식 접객실에 앉는 일이 많아서, 바지가 짧으면 앉는 순간 정강이 살이 드러납니다. 서 있을 때 밑단이 구두 등에 살짝 닿는 하프 브레이크에서 약한 쿠션 정도면 앉았을 때도 양말 위를 덮습니다. 기장이 애매한 바지는 바지 핏 보는 법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됩니다.
구두는 검정이 가장 무난합니다. 짙은 갈색 구두밖에 없다면 광을 과하게 내지 말고 먼지와 얼룩만 닦아 신습니다. 바지와 양말이 어두우면 짙은 갈색은 크게 튀지 않습니다. 끈 구두 가운데 어떤 모양이 격식에 가까운지는 더비와 옥스퍼드 구두 차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퇴근길에 바로 갈 때 바꿀 것
부고는 대개 예고 없이 오고, 회사에서 소식을 듣고 그대로 가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출근복 전체를 바꿀 시간은 없으니 눈에 먼저 들어오는 품목만 바꿉니다.
- 넥타이: 무늬 있는 넥타이는 풀고 검정 무지로 바꿉니다. 노타이로 출근했다면 검정 넥타이 하나만 더해도 격이 달라집니다. 장례식장 매점이나 근처 편의점에서 검정 넥타이와 양말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 양말: 흰 양말이나 무늬 양말, 발목 양말은 빈소에서 가장 먼저 드러납니다. 절하거나 앉을 때 발바닥과 발목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검정 양말로 바꾸고, 구멍이나 보풀이 없는지도 확인합니다.
- 가방과 소품: 밝은 색 가방, 큰 로고가 박힌 백팩은 차나 사무실에 두고 갑니다. 들고 가야 한다면 빈소 입구 밖이나 접객실 한쪽에 둡니다. 스마트워치의 밝은 화면과 알림은 끄고, 큰 금속 시계줄은 소매 안으로 넣습니다.

출근복이 밝은 베이지 면바지나 하늘색 셔츠였다면 재킷과 넥타이를 어둡게 하고, 셔츠도 가능하면 흰 셔츠로 바꿉니다. 이런 날을 위해 회사 사물함에 검정 넥타이 하나와 검정 양말 한 켤레를 넣어 두는 것을 가장 먼저 권합니다. 준비 비용은 작고, 갑작스러운 조문에서 생기는 문제 대부분이 그 두 가지로 풀립니다.
빈소에서 옷이 드러나는 순간
조문 복장은 거울 앞보다 빈소 안에서 더 많이 드러납니다. 한국장례협회가 안내하는 문상 절차를 따라가 보면 옷을 점검할 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 절차 | 옷에서 보이는 곳 | 미리 할 일 |
|---|---|---|
| 빈소 도착 | 외투, 모자 | 문 밖에서 외투와 모자를 벗어 팔에 걸거나 보관합니다 |
| 영정 앞 분향·헌화 | 재킷 소매, 손목 | 시계와 팔찌가 소매 밖으로 흔들리지 않게 정리합니다 |
| 두 번 절하기 | 양말, 발바닥, 바지 뒤 기장, 셔츠 뒷자락 | 셔츠를 바지에 단단히 넣고, 양말 상태를 확인합니다 |
| 상주와 맞절 | 넥타이 매듭, 재킷 앞판 | 넥타이가 늘어지지 않게 매듭을 올려 둡니다 |
| 접객실 식사 | 좌식이면 발, 입식이면 바지 무릎 | 신발을 벗는 곳이 많으니 양말을 다시 한 번 봅니다 |
절할 때 손은 공수 자세로 모읍니다. 한국장례협회에 따르면 평상시 남자는 왼손을 위로 올리지만, 흉사인 상례에서는 반대로 오른손을 위로 올립니다. 종교에 따라 절 대신 묵념이나 목례를 하기도 하니 앞사람이나 현장 안내를 따르면 됩니다.
조의금 봉투도 이때 꺼내게 됩니다. 한국장례협회에 따르면 봉투 앞면에는 '부의(賻儀)'라고 쓰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근조(謹弔)'나 '조의(弔儀)'라고 쓰기도 합니다. 안에 넣는 단자에는 '일금 ○○원정'이 아니라 '금 ○○원'으로 씁니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과 젖은 외투가 문제가 됩니다. 우산은 입구의 우산꽂이나 비닐에 넣고, 외투는 빈소 안으로 들고 들어가지 말고 입구 밖에서 벗어 팔에 겁니다. 휴대전화는 무음보다 진동까지 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
| 계절 | 조정 방법 |
|---|---|
| 여름 | 반팔 셔츠보다 얇은 긴소매 흰 셔츠가 낫습니다. 이동할 때는 재킷을 벗어 들고, 빈소에 들어가기 직전에 입습니다. 반바지와 샌들은 피합니다. |
| 봄·가을 | 가장 쉬운 계절입니다. 사계절용 울 정장이나 어두운 재킷 한 벌이면 됩니다. |
| 겨울 | 외투는 검정·차콜·네이비 코트가 무난합니다. 밝은 캐멀 코트나 패딩밖에 없다면 입고 가되 빈소 밖에서 벗습니다. 목도리와 장갑도 함께 벗어 둡니다. |
여름에 땀이 많다면 흰 셔츠 안에 살색에 가까운 이너를 입어야 비침이 덜합니다. 흰 속옷은 흰 셔츠 아래에서 오히려 윤곽이 드러납니다.
병문안 옷차림은 조문과 다릅니다
병문안에는 검정 정장을 입을 이유가 없습니다. 깨끗하고 단정한 평상복이나 출근복이면 충분하고, 옷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 방문할 수 있는지부터 묻습니다. 대형 병원은 일반병동 면회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별도 공지 전까지 상주 보호자 1인 외 일반병동 면회를 받지 않고, 중환자실도 환자당 보호자를 2인으로 제한합니다. 병원 홈페이지의 면회 안내와 입원한 분의 뜻을 먼저 확인합니다.
- 몸이 안 좋으면 가지 않습니다. NHS는 기침, 감기, 설사, 구토 등 감염 증상이 있으면 병문안을 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옷을 갈아입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 꽃과 화분은 가져가지 않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감염과 알레르기 우려로 병실 내 꽃과 화분 반입을 금지합니다. 다른 병원도 병동마다 다르니 미리 묻습니다.
- 향수는 뿌리지 않습니다. 좁은 병실에서는 향수와 섬유유연제 향도 강하게 느껴집니다.
- 벗기 쉬운 겉옷을 입습니다. 병원 안은 바깥과 온도 차가 커서, 셔츠 위에 가디건이나 가벼운 재킷처럼 쉽게 벗고 입을 수 있는 한 겹이 편합니다.
- 조용한 신발을 신습니다. 딱딱한 굽이 복도에 울리는 구두보다 고무창 로퍼나 단정한 스니커즈가 낫습니다.

병실에서는 병상에 앉지 말고, 외투와 가방은 바닥이나 침대 위가 아닌 보호자가 안내하는 곳에 둡니다. NHS도 환자의 침대에 앉거나 의료 기기를 만지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병문안 복장은 비즈니스 캐주얼 기본 조합에서 소개한 출근복이면 대부분 그대로 통합니다.
경조사 옷장을 한꺼번에 점검하려면 결혼식 하객 복장도 함께 보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같은 차콜 정장이 셔츠와 넥타이만 바꾸면 하객룩이 되는 방법은 결혼식 하객 복장에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조문 갈 때 넥타이 꼭 매야 하나요?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고 문상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장이나 재킷을 입었다면 검정 무지 넥타이를 매는 편이 가장 무난하고, 고인이나 상주와 가까운 사이일수록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급하면 장례식장 매점에서 살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네이비 정장 입고 조문 가도 되나요?
됩니다. 한국장례협회는 검정 양복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 감색이나 회색 양복도 무방하다고 안내합니다. 밝은 네이비보다는 짙은 네이비가 낫고, 셔츠는 흰색, 넥타이와 양말은 검정으로 맞추면 차분하게 정리됩니다.
조문 갈 때 운동화 신어도 되나요?
가능하면 검정 구두를 신습니다. 구두가 없거나 발에 통증이 있어 구두를 신기 어렵다면, 로고가 작고 전체가 검정인 무지 스니커즈가 차선입니다. 흰 밑창이 두드러지는 운동화나 형광색 러닝화는 피합니다.
부고 받고 바로 가도 되나요?
됩니다. 예전에는 입관과 성복이 끝난 뒤 문상하는 것을 예의로 여겼지만, 한국장례협회는 현대에는 크게 개의치 않고 돌아가신 직후 문상해도 무방하다고 안내합니다. 가까운 사이라면 일찍 가서 도울 일을 묻고, 그렇지 않다면 부고에 적힌 조문 시간 안에 가면 됩니다.



